영화 ‘인턴(The Intern)’은 나이를 뛰어넘는 우정과 이해, 그리고 세대 간의 화합을
따뜻하게 담아낸 작품입니다.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의 조화로운 연기가
인상적인 이 영화는 단순한 직장 생활을 넘어서 인생의 가치와 방향에 대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특히 공감, 감성, 그리고 변화를 중심으로 다양한 시각에서
영화를 리뷰해보겠습니다.
공감의 포인트: 세대를 뛰어넘은 소통
‘인턴’은 세대 차이라는 복잡한 주제를 매우 부드럽고 현실감 있게 풀어낸
영화입니다. 영화 초반, 주인공 벤 휘태커는 70세의 은퇴자로 등장합니다. 그는
부인의 사망 이후 삶의 의미를 잃고,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보내던 중 ‘시니어 인턴
프로그램’이라는 특별한 기회를 접하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경제적 이유가 아닌,
사회와 다시 연결되고 싶은 벤의 내면적 욕구에서 비롯된 결정입니다. 그는
스타트업 기업 ‘어바웃 더 핏’에 지원하고, 젊은 CEO 줄스 오스틴의 비서로
배치됩니다. 초반에는 벤과 줄스 사이에 거리감이 존재합니다. 줄스는 바쁘고
날카로운 성격의 워커홀릭이고, 벤은 느긋하고 차분하며 구시대적 예절을 지닌
인물입니다. 하지만 벤은 성실함과 예의 바른 태도로 서서히 주변의 신뢰를 얻기
시작합니다. 직원들의 고충에 귀를 기울이고, 때로는 직접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복잡한 인간관계와 일 처리에서 누구보다 현명한 선택을 합니다. 특히
줄스가 리더로서 외롭고 힘들어하는 순간, 벤은 아버지처럼 그녀 곁을 지켜주며
인간적인 유대를 쌓아갑니다. 이처럼 ‘세대를 뛰어넘은 소통’은 단순한 관계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서로 다른 경험을 지닌 두 인물이 어떻게 공감대를
형성해가는지를 보여주는 과정을 통해, 우리 역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됩니다. 특히 직장 내에서 세대 간 갈등이 점점 커지고 있는 지금, 이 영화는
서로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연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없이 일깨워 줍니다.
감성의 터치: 따뜻한 이야기와 캐릭터
‘인턴’은 기본적으로 직장 내 이야기지만, 그 이상으로 깊고 따뜻한 감성을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벤이라는 인물이 주는 위로와 줄스의
인간적인 면모가 주는 진심어린 감동 때문입니다. 벤은 단순한 조력자가 아닌,
관객이 바라는 이상적인 ‘멘토’이자 ‘친구’, 때로는 ‘부친’의 역할까지 수행합니다.
특히 영화 중반 이후 줄스가 가정 문제와 경영 압박으로 심적으로 무너질 때, 벤은
말없이 그녀 곁을 지키며 조용한 위로를 건넵니다. 이런 벤의 태도는 현대 사회가
잃어버린 ‘배려’와 ‘관심’을 상기시킵니다. 감정의 표현이 서툴고 바쁜 삶에 지친
현대인에게, 벤은 느리고 조용하지만 진심 어린 눈빛과 말투로 마음의 여유를
전달합니다. 그가 사용하던 손수건, 구두광택제, 정장 차림 등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예전 세대의 진중함과 진정성을 상징합니다. 반대로 줄스는 현대 사회의
‘성공’을 상징합니다. 패스트 패션처럼 빠르게 움직이며, 모든 것을 효율로
판단하는 세대의 대표죠. 하지만 그녀 역시 결국은 인간적인 관계와 정서적 안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또한 이 영화는 음악과 영상미를 통해 감성을
더욱 극대화합니다. 재즈풍의 BGM과 따뜻한 색감의 조명은 뉴욕이라는 도시적 배경
속에서도 인간미를 유지하도록 돕습니다. 줄스와 벤의 대화 장면,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서 진정성이 묻어나며, 이는 자연스러운 공감으로 이어집니다. 이런
‘감성의 터치’는 모든 세대가 함께 볼 수 있는 가족 영화로서의 가치를 높이며,
단지 재미를 넘어 삶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변화의 흐름: 성장과 전환의 메시지
‘인턴’이라는 제목 자체가 함축하듯, 이 영화의 중심은 ‘변화’에 있습니다. 변화는
단지 줄스나 벤 한 사람에게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영화 속 모든 인물은
각자의 방식으로 변화하고, 그 변화가 또 다른 영향을 만들어냅니다. 벤은 은퇴
이후에도 여전히 사회에서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증명하며, 스스로 자존감을
회복합니다. 단순히 직장을 얻은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인생의 장을 연 셈이죠. 줄스
역시 영화 후반으로 갈수록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회사의 빠른 성장과
투자자들의 압박 속에서 CEO 자리를 넘길지 고민하게 되며, 이는 그녀의 정체성과
자존감에 큰 영향을 줍니다. 벤의 존재는 그런 그녀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됩니다.
그는 단순한 조언을 넘어, 줄스가 내면의 목소리를 듣도록 돕습니다. 결국 줄스는
자기 자신을 믿고, 회사와 가정, 모든 상황을 다시 바라보는 용기를 얻게 됩니다.
이 영화에서 ‘변화’는 어렵고 두려운 일이 아니라, 받아들일 수 있는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표현됩니다. 변화는 불안정하지만 동시에 성장을 위한 계기이며, 특히
일터와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잃기 쉬운 현대인에게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줄스의
남편과의 갈등, 육아와 경영의 이중 부담, 그리고 여성 CEO로서의 고독 등은
현실적인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루며, 변화란 단지 개인의 선택이 아닌 사회적 조건과
맞물려 있음을 보여줍니다. 마지막 장면에서 벤과 줄스가 함께 공원에서 산책을
하는 모습은 이 영화의 핵심 메시지를 잘 보여줍니다. 서로 다른 세대가 이해와
배려로 하나 되어 성장하고, 새로운 관계를 통해 인생의 다음 장을 여는 것. 이처럼
‘인턴’은 단순한 이야기 이상의 철학적 메시지를 지니며,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집니다. 나는 지금 성장하고 있는가? 나는 어떤 변화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인턴’은 단순한 코미디 영화가 아닌,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과 감성, 그리고 변화를
다룬 깊이 있는 작품입니다.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의 완벽한 케미와
더불어, 삶에 대한 통찰과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며 오랫동안 여운을 남깁니다. 세대
차이로 고민하거나, 인간관계에 지친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